노동조합/부당노동행위구내 매점 관련 노사합의서 '단체협약' 인정, 교섭응낙가처분 승소

최종연 변호사가 주심으로 수행하였습니다. 



※ 관련 언론 보도 : "출연연 노조 지원 부대사업도 단체교섭 대상...교섭 응해야" | 연합뉴스


1. 요지


대전지방법원은 2025. 7. 4. 정부출연연구기관인 A연구원 내 B노동조합이 A연구원을 상대로 제기한 단체교섭응낙가처분 사건에서 노동조합의 신청을 인용하여 연구원이 단체교섭에 응하여야 한다고 결정하였습니다.


2. 사실관계의 배경


A연구원은 2022년 4월 말 당시 과반수 교섭대표노동조합인 C노동조합과 <매점 운영 합의서>를 체결하였는데, 이는 A연구원 내 구내 매점과 커피숍을 제3자에게 위탁 운영하고 그 사용료를 조합원의 상해보험료 및 노동조합의 운영비와 전체 직원의 복리후생비로 사용하는 내용이었습니다. 


이후 A연구원에 새로 설립된 B노동조합은 과반수 조합원과 교섭대표노동조합 지위를 획득한 후, 2024년 및 2025년 3월경 C노동조합이 독점하던 <매점 운영 합의서>를 다시 체결하기 위해 노사간 단체교섭을 요구하였습니다. 


그러나 A연구원은 위 <합의서>가 노동조합법상 단체협약에 해당하지 않고, 이미 C노동조합과 함께 제3자(매점 운영자)와 체결한 위탁운영계약서가 존재한다는 이유를 들어 B노동조합의 단체교섭 요구를 거부하였고, B노동조합은 대전지방법원에 단체교섭응낙가처분 신청을 접수하였습니다. 


3. 대전지방법원의 결정 요지 


이번 가처분 사건의 쟁점은 두 가지로, ① 구내 매점ㆍ커피숍을 제3자에게 위탁 운영하고 그 사용료를 노사가 합의한 항목으로 사용하는 내용의 <합의서>가 노동조합법상 ‘단체협약’에 해당하는지 여부와, ② 가처분으로 단체교섭에 응하도록 할 필요성이 있는지 여부였습니다. 


우선 대전지방법원은 단체교섭의 대상이 되는 사항은 ‘근로자의 대우 또는 단체적 노사관계의 운영에 관한 사항으로 사용자가 처분할 수 있는 사항’도 해당하므로, 매점 등의 위탁운영 대가로 지급받는 사용료를 직원의 복리후생과 C노동조합의 운영비ㆍ상해보험료로 사용하기로 한 것은 단체교섭의 대상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습니다(7면 9-13행). 


나아가 대전지방법원은 단체교섭의 대상을 내용으로 정한 <매점 운영 합의서>는 노동조합법상 단체협약에 해당하고, 노동조합법이 정한 3년의 유효기간이 만료되었으므로, A연구원이 ‘이 사건 합의를 대체할 새로운 단체협약을 체결하기 위하여 B노동조합의 단체교섭요구에 응하여 성실히 교섭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하였습니다(7면 하2-3행). 


또한 대전지방법원은 A연구원이 위 <합의서>를 단체교섭 안건으로 인정하지 않고 신규 합의를 거부한 것은 ‘이 사건 합의를 대체할 합의의 체결을 위한 실질적인 협의에 나아가지 아니한’ 것이므로, ‘단체교섭의 이행이라 볼 수는 없’다고 판단하였습니다(9면 3-4행).  


마지막으로 대전지방법원은 A연구원이 지속적으로 단체교섭을 거절하고 있고 이로 인해 유효기간이 경과한 단체협약이 사실상 존속하여 단체협약체결권이 없어진 C노동조합과 단체협약을 체결한 것과 다름없는 결과를 초래하므로, A연구원이 성실히 단체교섭에 임하도록 가처분 결정을 내릴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하였습니다(9면 7행 이하). 


4. 이번 가처분 결정의 의의 


이번 결정은 노동조합의 운영비 원조를 위한 부대사업 교섭 요구에 관하여 사용자의 단체교섭의무를 명시적으로 인정한 최초의 가처분 결정에 해당합니다. 


노동조합은 자주적인 운영ㆍ활동을 침해받지 않는 범위에서 사용자로부터 조합원 복리후생 등에 사용할 운영비를 지원받을 수 있는데, 다수의 정부출연연구기관 및 공공기관에서는 한정된 예산과 인건비ㆍ경상비로 인해 직접 운영비를 지원하지 못하는 대신 구내 공간을 노동조합에 임대하거나 위탁운영한 후 그 사용료를 노동조합이 활용하도록 허용하여 왔습니다. 


그런데 그동안 정권에 따라 노동조합과 체결한 노사합의서를 노동조합법상 ‘단체협약’으로 인정하지 않고 중앙행정부처ㆍ감사원 등에서 노동조합의 임대ㆍ위탁 활동을 불온시하여 일방적으로 이를 중단시키거나 사용료 활용을 금지하는 경우까지 있었습니다. 


이번 대전지방법원의 가처분 결정은 정부출연연구기관이 건물 내 공간을 제3자에게 임대 및 위탁운영하여 거둔 수익금을 노동조합 및 조합원의 복리후생에 사용하는 것은 엄연히 ‘단체교섭’의 대상으로 허용되고, 교섭대표노동조합이 이를 단체교섭으로 요구할 수 있음을 최초로 확인한 의의가 있습니다. 해당 기관은 현재 기타공공기관에서 해제되어 있기는 하나, 전 정권에서 일률적으로 해제된 결과이므로, 이러한 법리는 다른 공공기관에서도 본질적으로 다르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한편으로 이번 가처분 결정은 과거에 체결된 위탁운영계약서가 유효하다는 이유로 사용자가 단체교섭을 거부할 수 없음을 명시적으로 확인한 의의도 있습니다. 대전지방법원은 기존 단체협약이 실효되면 노동조합의 위탁자 지위도 상실되므로, 기존 단체협약이 존속할 이유가 없다고 보았습니다. 


공동법률사무소 일과사람의 최종연 변호사는 “이번 법원 결정으로 공공기관 노사관계에서 운영비 지원사업에 관한 노동조합의 교섭요구가 법률적으로 근거있는 것임이 확인되었다. 앞으로 기관들의 성실한 교섭의무 이행이 기대된다”고 밝혔습니다. 


5. 법률사무소 일과사람의 자문 및 소송 수행 


저희 사무실은 B노동조합과 2024년 초부터 자문계약을 체결하고 정식 자문하면서 위 매점 관련 불합리와 기존 교대노조의 독점을 시정하기 위하여 공정대표의무 위반, 부당노동행위 성립 등 다양한 법률적 가능성을 장기간 검토하였습니다. 


위 노사합의서의 만료기간을 앞두고 A연구원이 회의에 출석하고 교섭에 응하는 외관을 형성하면서도 위 사안을 교섭 안건으로 채택하는데는 거듭하여 거부하자, 부당노동행위 고소보다는 교섭응낙가처분 신청을 제안드렸고 노동조합도 이에 동의하였습니다. 


당 사무실은 다음과 같은 절차를 거쳐 소송을 수행했습니다. 


2025. 4. 초 매점 관련 합의서가 '단체협약'에 해당하는지 최종 법률의견서 작성 ㅡ 기관 측에 제시 

2025. 4. 중순 사건위임계약서 체결 

2025. 4. 15. 교섭응낙가처분 신청서 제출 ㅡ '단체협약'에 해당한다는 점, 이익 독점으로 인해 부당노동행위가 지속되어 보전의 필요성이 있다는 점 

2025. 4. 17. 심문기일 통지서 도착 

2025. 4. 29. 준비서면 (1) 제출 ㅡ 피신청인(기관) 측 답변서 반박 

2025. 4. 30. 심문기일 개최 

ㅡ 구두 변론용 쟁점 요약 시트 작성 (아래 그림) 

ㅡ 피고 변론 주장 반박, 즉 기체결된 위탁운영계약서 수정 필요성이 없다는 점 

2025. 5. 20. 준비서면 (2) 제출 ㅡ 단체협약의 성격을 부인할 수 없고 전체 조합원을 위해 쓰이지 않았다는 점 


법원은 2025. 5. 21.까지 추가 자료나 서면을 제출할 기한을 지정하였기에, 이후에는 더이상의 서면공방은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이와 같은 과정을 거쳐 2025. 7. 4. (금) 가처분 결정이 내려지고, 전자소송으로 송달되었습니다. 


<가처분 심문기일 당일 제시한 쟁점 요약 시트의 예시> 


저희 법률사무소 일과사람은 앞으로도 노동자와 노동조합의 권리 보장을 위하여 최선을 다하겠습니다.